트레킹은 '거연정(居然亭)'에서 시작한다. '자연에 머문다'는 뜻의 이 정자는 정면 3칸, 측면 2칸의 중층 누각으로, 울창한 숲을 병풍처럼 두른 암반 위에 세워져 산수화 속의 정물을 보는 듯 그윽하다. 이 정자는 1640년께 억새로 지었다가 1872년 목재로 재건했다. 거연정에서 봉전교를 건너 계곡가에 난 소로를 따라 150m쯤 가면 '영귀정(詠歸亭)'이 나온다. '귀거래사를 읊는다'는 뜻이다. 맞은편 계곡 가에는 단아한 정취의 '군자정(君子亭)'이 암반 위에 서 있다. 봉전리는 조선 5현의 한 명인 일두(一蠹) 정여창(鄭汝昌·1450~1504)의 처가가 있던 마을이다. 마을 선비들이 일두를 기려 그가 처가에 들를 때면 찾았다는 현재의 계곡 가에 1802년께 이 정자를 지었다. 영귀정에서 1.6㎞가량 ..